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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고 지키기 위해 싸우는 소녀들
강력한 여성 서사에 목말라 있던 독자들의 갈증을 채워 주다!
《와일더 걸스》의 소녀들은 ‘소녀성’이라는 환상을 산산이 부숴놓는다. 이들은 부족한 물자에서 조금이나마 더 식량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물어뜯고 싸우며, 학교로 침입해 오려는 야생동물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사격을 배운다. 거칠고, 야성적인 소녀들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소녀들에게 요구했던 소녀다움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와일더 걸스》는 ‘소녀’라는 단어를 성인이 되기 이전의 어린 여성, 여자아이라는 사전적 정의를 부정하고, 자기 자신과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강해질 수 있는 존재로서 그 뜻을 다시 정의 내린다. 이들은 완벽하지도, 아름답지도 않고 희생적이거나 성녀로서 그려지지도 않는다. 그저 소중한 사람과 함께 생존하고자 하는 불완전한 인간 그 자체다. 그 어떤 문학 작품과 미디어에서 그린 적 없는 강인하면서도 거친 소녀들의 모습은 강력한 여성 서사에 목말라 있던 독자들의 갈증을 채워 주기에 충분하다.
작품의 주인공인 헤티와 바이엇 그리고 리스 삼총사는 《와일더 걸스》가 정의한 소녀성을 충실히 재현한다. 그동안 여성 캐릭터에게 암암리에 요구되었던 ‘도덕적 완벽함’ 대신 저마다의 결함을 보여 주며, 실수를 하고, 때로는 이기적인 선택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그동안 재난 서사, 생존과 SF가 접목된 이야기에서 제한적으로 쓰인 여성 캐릭터의 폭을 넓힌 한 걸음이기도 하다. 동시에 《와일더 걸스》를 단순히 생존 SF 소설이라고만 칭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극한의 상황에 몰려 있는 가운데에서도 소녀들은 우정과 사랑을 키워 나간다. 치료제가 오고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 믿음과 생존에 대한 의지를 버리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10대 소녀들 사이의 아슬아슬한 우정과 애틋한 사랑은 그 어떤 퀴어 문학과 성장 소설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깊이가 담겨 있다.
[yes24 제공 /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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