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무지개책갈피 연말파티와 제6회 퀴어문학상 시상식 > 활동기록

지난 2022년 12월 17일 토요일, 무지개책갈피가 

2022년 연말파티와 퀴어문학상 시상식을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행사가 어려웠던 관계로 

무려 3년 만에 진행한 연말파티였는데요,

많은 분들이 코로나19 이전의 무지개책갈피를 기억해주실 거라 믿고

무지개책갈피 활동가들은 지난 19년도의 행사 분위기를 이어 프로그램을 기획했어요.

장소는 서울역 근방 '스페이스유엠 3호점'이었고, 

행사는 오후 3시에 시작하여 5시 30분경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추운 날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했어요.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었는데요,

1부에는 지난 3년 간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던 무지개책갈피 활동 내역을 간단히 보고했어요.

항상 무책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지원해주시는 여러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2022년 제6회 퀴어문학상 시상식을 진행했습니다!

(김멜라 작가님께서 직접 찍어 보내주신 상패와 꽃다발 사진이에요.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입니다!)

제6회 수상작은 김멜라 작가님의 『제 꿈 꾸세요』 입니다.

김멜라 작가님의 단편을 엮은 단편집으로,

죽음의 이해와 애도의 방식을 ‘꿈’이라는 소재를 통해 그려낸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요.

김멜라 작가님께서는 개인적인 일정 때문에 

아쉽게도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셨는데요,

그래서 상패와 꽃다발은 비대면으로 전달해 드렸고, 

작가님께서 보내주신 수상소감은 현장에서 대독했습니다.

 <수상 소감 전문>

한 사람의 소설가가 자신이 꾸는 꿈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은 언제일까요.

저는 한겨울에 태어났습니다. 겨울방학이 한창일 때라 어린 시절엔 학교의 친구들을 초대해 생일 파티를 연 기억이 많지 않죠. 무지개책갈피 퀴어문학상의 수상 소식을 전해 들은 지금, 저는 그 건너뛴 파티들을 한꺼번에 열어 넘치는 선물꾸러미를 받은 기분입니다. 저에게 온 축하 카드를 펼쳐보며 다음번 친구의 생일엔 저도 정성 어린 선물을 건네고 싶다 생각합니다. 언제 뒤집힐지 모를 불안의 배를 타고 가는 인간이 먼 훗날을 계획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나풋나풋 이렇게 눈 오는 겨울밤엔 다가올 미래의 파티를 꿈꿔봅니다. 오 년 후, 십 년 후, 제 나이가 예순이 되는 이십 년 후의 어느 날. 저의 연인은 환갑이 된 저에게 성대한 잔치를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리에게 한 가지 바람이 더 있다면 그 환갑잔치에 퀴어 친구들을 초대하는 것입니다. 푸짐하게 차릴 테니 누구든 오셔서 흥겹게 먹고 즐겨 주세요. 그때까지 꼭 안녕하셔서 제가 쓴 알록달록한 고깔모자를 보며 마음껏 웃어주세요. 그리고 더 먼 미래, 저는 슬픔과 두려움으로 칠이 벗겨진 작은 배에서 내려 저의 소설처럼 누군가의 꿈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습니다. 얼마든지 퀴어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 퀴어스러운 글을 쓰겠습니다. 그때까지 다정한 사람 곁에 머물며 하루하루 이 기쁨을 누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부디 몇 번이고 손을 짚고 일어나 오래도록 안녕하세요.

단편소설집이다 보니 작품 하나하나를 모두 짚기에는 심사평이 길어져서 

행사장에서 낭독할 요약본을 따로 준비했어요.

아래는 활동가 소양님이 특히 힘써주신 심사평 전문의 링크입니다. 

책을 읽으신 분들은 공감하고 

책을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께는 

기대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평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심사평 전문 링크

다음으로는 2부의 네트워킹 파티를 위한 아이스브레이킹 퀴즈-타임이 있었습니다!

퀴어 문학에 대한 쉽고 간단한 퀴즈 다섯 문제를 화면에 띄우고,

먼저 손을 드신 분이 답을 외치는 규칙입니다!

퀴즈를 맞추신 분들께는 소정의 상품이(0ㅁ0!!!)

앞 다투어 손을 들며 적극적으로 퀴즈를 풀어주신 참가자 여러분 덕분에 

살짝 남아있던 어색함까지 모두 사르르 풀렸어요 :D

그래서인지 2부의 네트워킹 파티를 진행하며 모두들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것 같아요.

네트워킹 파티는 퀴어 문학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든 자리예요.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기회랍니다.

참가자가 많은지라 네트워킹 파티는 총 3개의 조로 나누어 진행하였는데요,

모두가 발언을 할 수 있도록 4~5명이 한 조를 이루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먼저 화면에 공통 주제를 띄우고 

해당 주제에 대해 조별로 이야기를 나눈 뒤,

조별로 내용을 요약하여 다른 조와 공유했어요.

공통 주제는 세 가지로, 주제마다 15분의 시간이 주어졌는데요,

모두가 적극적으로 토론해주신 덕분에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어요.

공통 주제가 끝난 뒤에는 

조별로 주머니에서 주제를 하나 뽑아 이야기를 나누는 조별 랜덤 주제 토론이 이어졌어요.

앞선 공통 주제 토론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가 결국 약속된 시간을 넘겼다는, 

열정 넘치는 분위기를 살짝 자랑해봅니다.

마지막에는 '릴레이 시'를 낭독하며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릴레이 시 쓰기는 무지개책갈피가 야심차게 준비한 코너인데요,

올해 퀴어문학상 수상작인 김멜라 작가님의 '제 꿈 꾸세요' 작품 속 한 문장을 첫 행으로 두고,

무지개책갈피 연말파티 참가자분들이 한 줄씩 돌아가며 릴레이로 시를 완성하는 활동입니다.

릴레이 시 쓰기는 행사 시작과 동시에 참여 안내를 드린 것이었는데요,

행사를 마무리 하며, 참가자분들이 함께 완성한 결과물을 다홍 활동가님이 낭독해주셨어요.

아래는 시의 전문입니다. 상당히 아방가르드(^^)하다는 현장의 후기가 있었습니다. ㅎㅎㅎ

<릴레이 시>

나는 나라는 존재를 빈 괄호로 두고 싶었다.*

매일 매일 나쁜 것들로 가득차는 날들이었다.

나를 비우면 혹시나

그것과, 그것과, 그것들이 나를 떠나줄까.

나를 비워내니 마주하는 모든 것들이 나를 구성했다

언제쯤 빈 괄호가 될까...

그 곡선 두 개를 일기장에라도 적어본다.

곡선과 곡선의 사이를 벌려본다.

( )

...

어젯밤에는 별이 떨어졌어

꼬리 없이

그 궤적을 따라 걸었지

사각거리던 발소리가 젖기 시작할 즈음

부엌에 두부가 있다는 것이 주는 안도감

 

*김멜라, 「제 꿈 꾸세요」, 『제 꿈 꾸세요』, 문학동네, 2022, 295쪽

공식적으로 행사를 마무리한 뒤에는 

무지개책갈피의 따끈따끈한 신상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테이블을 마련했고요,

행사에 앞서 공지한 대로 책을 가져오신 분께 랜덤으로 책을 교환해드렸습니다.

신상 굿즈는 다홍님께서 디자인한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코스터와 무지개책갈피 문진입니다! 

여러분께도 살짝 공개합니다.

그리고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무지개책갈피 북커버 샘플본도 함께 공개했어요.

수요가 많다면 언젠가 무지개책갈피 굿즈 소식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을 거예요. 0.<

책 랜덤 교환은 활동가 종륜님이 행사 시작 전에 참가자분들께 책을 받아 종이 봉투에 넣어 준비해주셨고요,

참가하신 분들은 나가시면서 봉투를 하나씩 챙겨가셨답니다.

이로써 2022년의 무지개책갈피 활동이 마무리 되었어요.

다음 무지개책갈피 회의에는 23년도 활동을 기획할 예정입니다.

2023년도 마찬가지로 연말파티와 퀴어문학상 시상식이 있을 예정이니

작년에 만나지 못해 아쉬웠던 분들도 이번 겨울에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무지개책갈피는 앞으로도 즐거운 퀴어 문학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다음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