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책갈피 X 돌베개 - YA 퀴어 로맨스 단편집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지>가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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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03-14 13:28본문
엮은이: 무지개책갈피
출판사: 돌베개
참여 작가: 박서련, 김현, 이종산, 김보라, 이울, 정유한, 전삼혜, 최진영
퀴어 청소년들의 여덟 빛깔 사랑 이야기,
YA 퀴어 로맨스 단편집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지>가 출간되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D
* 출판사 제공 책소개 *
‘사랑하는 마음’에 주목하는
#퀴어 #로맨스 #청소년소설 #앤솔러지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지』는 한국퀴어문학종합플랫폼 무지개책갈피와 돌베개가 함께 기획한 ‘청소년 퀴어 로맨스 소설집’이다. 박서련·김현·이종산·김보라·이울·정유한·전삼혜·최진영(수록순) 등, 현재 한국문학의 중심에 선 작가부터 독립출판과 온라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신인까지, 여덟 작가의 신작을 한 권에 담았다.
기획 단계부터 이 책은 성정체성으로 인한 고통이나 커밍아웃 같은 장르 전통의 테마 대신 ‘사랑하는 마음’에 주목했다. 주지하다시피 사랑은 감정과 욕망이 복잡하게 얽히고,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일이다. 늘 뜻대로 되지는 않지만, 우여곡절을 넘어 사랑에 도달하는 순간은 어떤 때보다 벅차고 감동적이다. 물론 실패한 사랑에서도 얻는 것이 있다. 우리는 모두, 사랑이 주는 희로애락을 통해 깨닫고 성장한다. 퀴어 청소년도 이 일에서 예외일 수 없다.
이 책은 퀴어 청소년들이 사랑에 빠진 순간 맛보게 되는 웃음과 눈물, 기대와 실망, 감탄과 탄식 등의 다채로운 감정들과 다채로운 사건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궁극적으로는, 퀴어 청소년들도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로 사랑을 꿈꾸고 사랑을 나누어도 좋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나쁜 짓」(정유한)의 주인공 건휘가 마지막에 뇌듯이 사랑은 “절대 나쁜 짓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의 미래」(최진영)에서 ‘효주’와 ‘미래’ 커플은 비 갠 골목을 산책하다가 문득 질문한다. “우리는 어째서 사랑을 할까?” 곰곰 생각하던 그들은 대답이 아닌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 나간다. “비는 왜 내릴까?” “바람은 왜 불지?” “태양은 왜 빛날까?” “꽃은 왜 필까?”…… 그리고 마침내 대답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지.”
효주와 미래가 말하듯이, 이 책의 소녀들과 소년들은 꽃 피고, 비 오고, 바람이 불기 때문에 사랑한다. 꽃 피고, 비 오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이들의 사랑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이 사랑은 조금도 남다르거나 특별하지 않다. 그저 ‘어떤 사랑’이다.
이 책은 그 누구보다도 퀴어 청소년 당사자들을 위해 쓰였지만,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특히 퀴어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연령과 상관없이 누구나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김지은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의 작품들은 내가 사라지면 혼자가 될지도 모를 사람과 나누는 간절한 감정들에 대해서 말한다. 하지만 사랑이 있는 한 우리는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누구도 우리를 사라지게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외면도 없이 존재와 직면하는 정직한 사랑 이야기다. 인물들은 자신의 무게를 고스란히 끌어안고 구르며 이 세계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당연하게도 우리는 더욱 다정한 방향으로 간다.”
지금 이 순간 퀴어 청소년들이 꿈꾸고 경험하는 여덟 편의 사랑 이야기는 독자들을 혐오와 폭력에 물들지 않은 다정한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미움이 아닌 사랑이 살아남는 세계로.
■ 여덟 빛깔 이야기가 담긴 종합선물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지』는 열어 보기 전까진 무슨 과자가 담겨 있는지 알 수 없는 ‘종합선물’ 같은 소설집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가만히 깊어지는 사랑 이야기(「나의 미래」)가 있는가 하면, 사랑을 시작하지도 못한 채 남몰래 속을 앓거나(「사랑보다 대단한 너」), 사랑이 이미 끝난 뒤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솔로 플레이는 이제 그만」)도 있다.
예민한 소년의 내밀한 독백이 고요한 강물처럼 흘러가는가 하면(「나쁜 짓」), 혈기왕성한 여자 중학생들이 농구 코트에서 땀범벅이 되어 목표를 향해 내달리기도 한다(「스틸 앤드 슛」).
현실을 다루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타임루프라는 초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싱싱한 방울토마토 같은 사랑이 열매를 맺는가 하면(「고-백-루-프」), 데이팅앱으로 만난 소녀들의 편지 두 통이 퀴어 청소년들의 현실을 지극히 사실적으로 보여 주기도 한다(「하울링」). ‘세월호’와 ‘코로나19’라는 당대의 역사가 퀴어 소년들의 사랑과 일상 속에 어떻게 놓여 있는지 포착하기도 한다(「천사는 좋은 날씨와 함께 온다」).
■ 지금 이곳의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
누군가는 이 책에 실린 사랑 이야기가 비현실적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외면하고 부정해도, 퀴어 청소년들은 현실에 굳건히 뿌리내린 채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나누고 있다.
이 책에는 대단히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타임루프 설정의 「고-백-루-프」조차 수행평가와 학교 축제라는 생생한 일상 속에서 전개된다. 이 이야기들은 결코 판타지가 아니다. 소녀들과 소년들은 학교 교실과 도서관과 운동장과 학원과 집을 오가며 사랑을 키워 나간다. 학교 축제, 교내 농구 대회, 수행평가, 대학생 개인 과외를 함께 하면서 사랑 때문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그리고 사랑 속에서 성장한다. 사랑이 결코 나쁜 짓이 아니라는 것을, 그러나 사랑보다는 결국 자기 존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사랑이 끝난 뒤에도 서로를 지지하는 친구로 다시 설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금 이 순간의 사랑이 영원하거나 장구할 가능성은 사실 크지 않다. 그러나 이토록 솔직하게 사랑해 본 경험은 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될 것이다.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대표 정민석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자기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한 만큼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 해피엔딩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
■ 수록 작품 소개
ㆍ「고-백-루-프」(박서련)는 타임루프 설정의 사랑스러운 이야기다. 기술가정 시간에 ‘방울토마토 관찰일지’ 수행평가를 함께 하게 된 평범한 고등학생 ‘현지’와 전교생의 선망을 받는 밴드부 보컬리스트 ‘지현’이 학교 축제일이 끝없이 반복되는 속에서 사랑의 줄다리기를 되풀이한다. 몇 번째인지 알 수 없이 또다시 찾아온 축제일, 무대에서 노래를 마친 지현이 열렬한 함성을 뚫고 외친다. “네가 좋아.” 이에 대한 현지의 대답은?
ㆍ「천사는 좋은 날씨와 함께 온다」(김현)는 사진과 글을 결합한 ‘사진-소설’을 쓰는 ‘철희’와 축구부 에이스 ‘수호’의 연애담이다. 섬세하면서도 딱 부러지는 철희는 훈련 때문에 자주 늦는 데다가 자꾸만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수호에게 내심 섭섭하다. 1년 기념일을 챙기자고 먼저 말한 건 수호인데, 막상 당일이 되자 이번에도 철희는 하염없이 수호를 기다리는 처지다. 학교 친구들이 모두 죽는 것으로 설정된 철희의 재난소설이 사이사이 삽입된다.
ㆍ「사랑보다 대단한 너」(이종산)는 단짝 ‘수이’를 짝사랑하는 중학교 3학년 여학생 ‘재명’의 이야기다. 어느 날 수이에게 남자 친구가 생긴다.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이 수이 자리에 모여서 ‘그놈’과 있었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캐묻고 화장을 고쳐 준다며 법석을 떤다. 수이는 천진하게 재명에게 연애 상담을 하고, 재명의 속은 타 들어간다. 재명은 수이가 사랑 때문에 기뻐할 때도 슬퍼할 때도 마냥 괴롭기만 하다.
ㆍ「하울링」(김보라)은 데이팅앱으로 만난 여고생 ‘유영’과 여중생 ‘수영’의 이야기다. 오프 후 헤어진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에서 쓴 유영의 편지와 2년 뒤 뒤늦게 편지를 발견한 수영의 답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자기를 마주한 순간부터 하울링을 했을 거예요. 아니면 내가 무엇인지 모르겠어서 나를 닮은 이들을 찾으려고 떠돌아다녔을 거고요. 내가 긴 울음소리를 내지 않아도 언니는 알아요. 내가 여기 있다는 거요. 그리고 언니와 같다는 걸요. 그래서 나는 이제라도 안심할 수 있어요.”
ㆍ「스틸 앤드 슛」(이울)은 전교 농구대회에 출전한 신계여중 2학년 2반 ‘주경’과 ‘다인’의 사랑 이야기다. 주경과 다인의 활약으로 2학년 2반은 우승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애틋한 마음도 점점 무르익는다. 준결승전에서 만난 6반 선수이자 도서부 ‘민서’가 주경에게 관심을 보이자 다인은 자꾸 신경이 쓰인다. 민서가 주경에게 무지개색 배지를 건네며 비밀 동아리 가입을 권유한다. 지켜보던 다인이 끼어든다. “주경이가 들어가면 나도 들어갈래.”
ㆍ「나쁜 짓」(정유한)은 엄마와 함께 엄마의 오랜 친구 현선 이모가 사는 헝가리로 여행 온 ‘건휘’의 이야기다. 현선 이모의 아들 ‘라슬로’와 한 방을 쓰면서 건휘는 가슴이 두근거린다. 깨끗한 피부에 탄탄한 가슴, 겨드랑이에서 허리까지 이어지는 매끈한 곡선, 같은 남자지만 낯선 라슬로의 몸. 이혼 후 건휘의 가족은 엄마뿐이다. 엄마에게 내 존재에 대해 얘기할 날이 올까? 내 사랑은 나쁜 짓일까?
ㆍ「솔로 플레이는 이제 그만」(전삼혜)은 한때 연인이었던 바이섹슈얼 ‘아라’와 레즈비언 ‘유진’의 이야기다. 성소수자 청소년 모임에서 또래친구 상담 도우미를 할 만큼 당당한 유진에 비해, 아라는 소심하고 생각이 많다. 게다가 바이섹슈얼에 대한 편견 때문에 이전 연애를 실패했던 경험이 아라를 지레 위축시킨다. 아라는 결국 유진에게 먼저 결별을 선언한다. 사랑이 끝난 뒤에 아라와 유진은 예상 못 한 사건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ㆍ「나의 미래」(최진영)는 과외를 함께 하면서 ‘특별한 사이’가 된 중학교 2학년 ‘효주’와 ‘미래’가 서로 다른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헤어졌다가 여러 해가 흐른 뒤 재회하는 이야기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깊어지고 성장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깊은 감동과 여운을 안겨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