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꿈은 짧지만 행복하니깐요. - 마누엘 푸익, <거미여인의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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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빼어날수 댓글 0건 작성일 16-07-19 03:29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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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거미여인이야. 네 거미줄에 남자를 옭아매는……」
「아주 멋진 말인데! 그 말, 정말 맘에 들어」 -거미여인의 키스. 3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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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여인의 키스’ 는 아르헨티나의 대중작가 미누엘 푸익의 작품으로, 서술 없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형무소에 수감된 정치범 발렌틴과 동성애자 몰리나가 나누는 대화로만 이루어진 소설이다. 매일 몰리나는 발렌틴에게 제가 보았던영화 이야기를 해준다. 그가 입에서 나오는 여섯 편의 영화 이야기로 인해 현저히 다른 성향의 두 남자는 서로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닮아가며 점차 사랑하는 사이로 변하게 되는 것이 이 소설의 전체적인 줄거리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는 이 소설에서 독특한 특징 한 가지에 주목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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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몰리나가 발렌틴에게 해 주는 영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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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한테 뭘 배웠지?」
「설명하기 아주 어려운 것이야. 하지만 나에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주었어. 이건 확실히 말할 수 있어……」 -거미여인의 키스. 3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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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나는 감옥 생활의 따분함을 잊기 위해 발렌틴에게 영화 이야기를 해준다. 하지만 사실 몰리나의 영화 이야기는 하나의 ‘장치’이다. 바로 영화는 동성애자인 몰리나가 발렌틴을 유혹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독특한 건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이 둘의 운명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영화인 ‘캣피플’에서는 몰리나는 여주인공인 표범여인 이레나에, 발렌틴은 그런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심리분석가로 나온다. 이 이야기로 몰리나는 발렌틴의 마음을 건들인다. 세 번째 영화인 ‘매혹의 오두막’에서 발렌틴은 잘생긴 젊은이로, 몰리나는 그런 그를 사랑하는 추한 하녀로 비유된다. 매혹의 오두막이 전하는 메시지는 ‘영혼의 사랑만이 참다운 사랑을 추구할 수 있다’인데 여기서 몰리나는 자신을 위로하는 동시에 발렌틴에게 위로를 받고자 한다.
마지막 영화인 ‘멕시코 영화’는 1950년대의 여러 멕시코 영화를 섞어 조합한 이야기이다. 둘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바로 거스를 수 없는 사랑이다. 이 즈음 발렌틴과 몰리나는 서로를 깊게 사랑하게 된다. 영화 속 두 남녀는 거스를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서로를 향한 노래를 부른다. 영화 속 남자는 죽지만 여자는 그런 남자의 노래를 생각하며 행복하게 끝을 맺는다. 발렌틴은 이 엔딩을 두고 ‘적어도 일생에 한번은 진정한 관계를 가질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한다는 의미니까’라고 말한다. 이게 바로 둘의 진정한 사랑을 암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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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틴, 너에게 한 가지 약속할게. 널 떠올릴 때마다, 난 행복할 거야. 네가 나한테 가르친 대로 말이야」
「그리고 한 가지 더 약속해 줘…… 다른 사람들이 널 무시하지 않도록 행동하고, 아무도 널 함부로 다루게 하지 말고, 착취당하지도 말아. 그 누구도 사람을 착취할 권리는 없어. 한 얘기 또 해서 미안해. 전에 한번 말했는데, 넌 그 말을 별로 달갑게 여기질 않았어」
「……」
「몰리나, 남에게 무시당하면서 살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
「그래, 약속할게」 -거미여인의 키스. 3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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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초반 좌익과 마르크스주의에 깊게 빠져있던 발렌틴은 이상주의적이고 감성적인 몰리나와는 다르게 언제나 감옥 안에서도 공부를 하고, 혁명과 동료에 대해 생각한다. 하지만 감옥 안에서 몰리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는 변한다. 정확히는 서로를 이해하며 서로를 닮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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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발렌틴이 몰리나에게 전한 마지막 부탁은 마치 이 세상 모든 동성애자들을 위로하는 것처럼 들렸다. 동성애를 좋게 보지 않았던 발렌틴이 본인의 의지로 말했기에 그 의미가 더욱 컸다. 당시 사회상과 그들이 처한 환경 내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보이고, 진정한 사랑을 말하는 발렌틴과 몰리나가 행복하길 바란다. 거미 여인이 된 몰리나와 진정 서로를 이해하는 법을 알게 된 발렌틴이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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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빼어날秀
19살. 나의 문학이 지구의 자화상이 될 때까지.
피드백은 늘 감사합니다:)
ask95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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