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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ng out of the closet - 정소연의 「마산앞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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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브 댓글 0건 작성일 16-10-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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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연, 「마산앞바다」, 『옆집의 영희씨』, 창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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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ng out of the closet - 정소연의 「마산앞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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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연의 단편소설 「마산앞바다」는 마산 바다의 림보(물에 빠져 죽은 사람들의 얼굴이 수면으로 떠오르는 곳)에서 시작한다.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나’는 처음으로 림보에서 보았던 여학생의 얼굴을 회상하며, 언젠가는 자신도 마산앞바다에 떠오르는 얼굴이 될까 생각한다. 림보에 떠오르는 다양한 얼굴들은 마산 주민들의 시선에 맥없이 놓인 채로 그저 바라보아진다. 그리고 사람들의 따뜻하지 못한 시선을 받는다는 점에서 림보에 떠오르는 얼굴들은 사회적 시선 하에 놓인 성 소수자들의 위치와도 맞닿아 있다. 그리고 이 글은 그와 같은 시선을 마주하며 벽장에서 걸어 나오는 한 여성의 커밍아웃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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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나’는 여성 성 소수자로 학창시절 여학생과 교제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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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 정말이야. 손. 팔. 같은 반이면 좋겠다. 어깨. 입술. 우리 이상해. 왜 그래. 너네 진짜 친하다. 왜 이렇게 집에 늦게 들어오니. 온기. 좀비는 따뜻하지 않아. 네가 제일 처음 본 사람은 누구였어. 언젠가는 우리도 바닷속에서 만나게 될까. 뺨. 턱. 가슴.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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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조로 쓰여있는 글들은 물러섬도 없이 동성 연애를 하고 있는 여학생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나’는 망설임 없이 “이유가 무엇이든 그 애도 나를 좋아했다”(68)고 선언하며, 두 사람 사이에는 “막연한 동경과 절실한 애정과 불가해한 욕망이” 존재하고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나와 같은” 여성의 몸을 “궁금해”했고, “살과 살이 닿는 느낌을 알고 싶”어했으며, “마음과 마음이 닿는 듯한 기분 좋은 감각에 푹 잠겼다” (68). 두 사람의 관계는 치기 어린 일탈이나 한 순간의 불장난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 그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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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금기에 매료”되었던(68) 옛 기억들을 “애써 잊”고(74) “유년기를 마산앞바다에 버리고 상경”한다(77). 이제는 기억 속 연인의 이름이 은경인지 은영인지 헷갈릴 정도로 ‘나’의 정체성을 정의해 주었던 청소년기는 나에게서 멀어진 상태이다. ‘나’가 여자 후배인 지원의 구애에 확답을 주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 것은, 아마도 이와 같은 자신의 정체성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이 림보의 그 얼굴들처럼 타인들의 시선에 노출되는 상태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두려움은, 동성연애자들을 “정신병자”로 부르는 어머니와의 대화에서 겪게 되는 “찰나의 은밀하고 아득한 좌절감”에서 야기된다(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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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소연의 소설은 ‘나’를 그 자리에 머물러 있도록 두지 않는다. 폭우가 내린 마산, 피해자들의 목록에서 은영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불안한 마음에 마산으로 내려간 ‘나’는 동성연애자로 살았던 과거를 완전히 내려놓지도, 떠나오지도 않는다. 다시 마주 선 마산앞바다에서 그녀는 자신이 억지로 지우려 했던 기억들과 정면으로 마주하며, 자신이 얼마나 많은 기억들을 인위적으로 짓누르고 있었는지 자각하고 “물벼락을 맞은 듯 정신이 번쩍” 깨어난다(81). 그리고는 “거울을 꺼내 들여다”보며 자신의 정체성을 포용하고, “시멘트 벽 밖으로, 밖으로 발을 옮”긴다(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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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하게 떠오르는 림보의 얼굴들은 지원의 말대로 무섭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82). 평생 받아야 하는 사회적인 시선들도 두렵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정체성은 주어지는 것이지만 그와 같은 정체성으로 살겠다는 결심은 개인의 선택이다. ‘나’는 “걸어다니는 커밍아웃”(82)이라는 후배 지원의 마음을 받아들이며 다시 한 번 성 소수자로서의 인생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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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브(zcyclamen@hotmail.com)

바이로맨틱 그레이A, 문학도, 애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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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소연, 「마산앞바다」, 『옆집의 영희씨』, 창비, 2015. 이하는 페이지 수만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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