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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레즈비언, 기독교, 그리고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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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너머 댓글 0건 작성일 17-03-1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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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재닛 윈터슨(195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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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동성애를 다루면서도 이분법적 반대항으로 결론짓지 않는 흥미로운 작품. 레즈비언 문학 중 필독서로 꼽히고는 한다'는 무지개책갈피의 소개글을 보고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를 집어들었다. 주인공 지넷은 광신도 어머니 아래(이?작품에서 아버지의 등장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종교적 공동체?안에서 자랐다. 이 공동체는 귀가 안 들리는 지넷을 '성령이 임했다'며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외부와 단절된?상태다. 착실하게?종교적으로 살던?지넷은 학교에 적응하지?못한다. 지넷은 멜라니라는 여자?아이를 사랑하게 되고, 관계를 맺는데, 교회는 이들을 '교정'하려고?한다. 지넷은 물과 음식 없이 감금당하고?기도당하고, 멜라니는 (아마 비슷한 과정을 겪고) '회개'한다. 지넷은 순응과 저항의 반복 끝에 교회를 거부하고 그 공동체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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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신앙으로 태어나 성당 나가기를 그만두고 미션스쿨에 치를 떨었던 사람으로서,?과연 어떤 식으로 기독교와 동성애를 반대항으로 놓지 않았다는 걸까, 라는 호기심을 가졌으나 새로운 방식은 아니었다. 지넷은?종교 공동체를 나오지만 신은 여전히 믿고?있다. 그리고 그 공동체에 속해 있는?어머니는 "결국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지."라며?자신만이?옳은 것은 아니다, 즉 지넷의 성적 지향을 존중한다는 뉘앙스를 흘린다. 이는 책 초반, 지넷의 어머니가 '부정한 것'인 새우를 먹으려고 목사와 상담을 거쳐?그것을 정당화한 시점부터 예견되어 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현재의 시점에서 성경을 전적으로 글자 그대로?따르기란 불가능하다. 그것이 새우를 먹는 일이든, 동성애이든. 따라서 이 책에서 기독교와 동성애를?반대항으로 놓지 않는다는 말은,?풀어 말하면 이렇게?된다. '성경을 글자 그대로 따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불가능이 새우를 먹는 문제, 합성섬유를 입는 문제와 동성애 금기에 대해 다르게 적용될 이유는 없다. 따라서 기독교 공동체는 성경을 근거로 동성애자를 탄압할 수 없다. 개인은 기독교 공동체나 성경에 얽매이기보다 스스로 신을 찾고 만남으로써 그의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그리고 간단하게 줄여 말하자면, '사람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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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넷은 신앙심 깊은 신도로서 설교를 맡는 등 공동체 안에서 일종의 성공을 이루어내는데, 바로 이 사실이 그녀의 성적 지향을 공격하는 하나의?이유가 된다. 즉 리더는 언제나 남자이고 또 남자여야 하므로, 여성인 지넷의 설교대 위에서의 성공은 타락의 증거로 여겨지는 것이다. 지넷은?여자로서 '남자의 일'을 했으므로, 남성성을 모방한 것으로 여겨지고, 이는?동성애에 대한?구시대적?편견과 연결된다. 실제로 기독교의 남성중심적 제도는 두 말하면 입 아플 정도다. 특히 가톨릭(천주교)에서는 여성 성직자를 아직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성직자의?수가 부족하면, 기혼?남성 성직자를?고려하지 여성 성직자를 고려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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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가지 흥미를 끄는 점은, 지넷이 '동성애가 코뿔소보다도 여자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말하는?대목이다. '여자들'이라고 콕 집어 말하는 점에 의문이?든다. 그렇다면 남자들과는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인가??성경을 고려하면 지넷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이해가 간다. 성경에서 문제시하고 있는 '동성애'는 사실상 '남성 간 성관계'가 대부분이다. 남성만이 성적으로 주체적이라는 여성혐오적?편견 때문이다.?(그리고 행위자가?동성애자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 육체적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그 편견 때문에,?남성(혹은 정자)이 생명의 씨앗이라는 생각이 보편화된다. 따라서 남성 간 성관계, 남성의 자위, 피임은 생명의 씨앗을?낭비하는?행위로 여겨지고, 금기시된다.?반대로 여성은?그런 의미가 주어지지 않았으므로, 여성?동성애 관계나 여성의 자위는?아예 관심 밖,?기록 밖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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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독교와 성소수자가 함께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에서 이미 동성 간 성관계를 죄악시하고 있기?때문에, 그것은 기독교인 호모포비아들에게 언제까지나 근거로?이용될 것이다. 그렇다고 성경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성경 구절을 취사선택할 자유를 열어준다면,?교리 해석 싸움으로?분열되기 쉬우므로,?기독교가 그것을 허용하지?않을 것이라고?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성소수자 친화적인 몇몇 교회에서 희망을 본다. 정체화는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고, 종교는 인간에게?안정을 줄 수?있는 수단 중 하나다.?오늘도 그 사이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종교가 한 걸음 더?나아가길?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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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
손이 느리고 생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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