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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김비, 플라스틱 여인. 나는 나로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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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늑대 댓글 0건 작성일 17-01-2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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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희망을 찾아가는 거라면.

그女의 삶은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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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2.?조형(造形)의, 성형의

3. 감수성이 예민한, 유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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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잘 살아라. 열심히 살아. 다른 사람들하고 다르게 태어난 게 우리 죄니??

죄는 아니겠지만, 뭐 그건 팔자인 것 같기는 하다. 벗어나려고 발버둥 칠 필요 없어. 그냥 사는 거지. 그래, 그냥. "

'언니, 언니도 열심히 사세요. 아직 늦지 않았어요. 우리 다 같이 열심히 살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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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연이라는 여인(女人)과 그녀의 연인 인태. 그리고 그의 어머니 명숙. 이렇게 세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연은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가족을?이루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가족, 그것은 그녀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가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가족(家族)을 액자에 곱게 걸어 햇볕이 잘 드는 창 맞은편에 걸어 놓았다. 그리고 체념했다. 그랬는데, 그런 그녀에게 인태가 봄볕처럼 다가와 차가운 현실에 얼었던 그녀의 마음을 녹이고 다시금 가족이라는 따스한 꿈을 꾸게 만들었다. 모든 것은 순조로운 듯 했다. 적어도 그 아이가 나타날 때 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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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혁. 아이는 인태의 작은 아버지가 입양을 했던 아이이다. 그는?국회의원에 출마하려던 당시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아이를 입양했고, 낙선을 하자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를 책임지기 싫어 미국으로 도피하며 아이를 버리듯이 인태의 집에 떠넘겼다. 아이는 그 나이대의 아이들과는 달랐다. 날적부터 철저하게 홀로 생존해야했던 아이는 냉정하고 또 잔인했다. 그리고 눈썰미가 좋고 약삭빨랐다. 아이는 처음으로 연이 트랜스젠더라는 것을 알아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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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이랬다. 새로운 식구(식구라기보다는 불청객에 가까웠지만.)가 와 어수선한 틈을 타 인태는 연을 가족들에게 소개시키려고 했고 그의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옴과 동시에 그 완벽한 계획은 와장창 깨져버렸다. "저 형은 누구에요?" 아이가 연을 바라보면서 했던 그 말. 아이는 한 눈에 연이 한때 남자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이의 잔인한 말에 살가웠던 분위기는 얼음장보다 차가워졌고 결국 연은, 깨져버린 꿈의 파편들을 한아름 안고 선혈을 뚝뚝 흘리며 인태의 집에서 뛰쳐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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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 뛰쳐나간 뒤 인태의 집에는 한바탕 폭풍우가 몰아쳤다. 당연하게도, 가부장적이며 보수적인 인태의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내었으며 그에 인태 또한 쌓였던 아픔들을 모조리 쏟아내었다. 그러던 와중, 충격으로 인태의 친할머니가 쓰러졌다. 그리고 그 여파로?차례 차례 인태의 아버지와 인태의 어머니인 명숙이 쓰러졌고. 후에 그 사실을 알게 된 연은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그녀만의 속죄를 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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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나……. 이 옷 입었을 때에도 불편했거든요. "

(중략)

"처음에는…… 남자가 되려고 애를 썼고, 그 다음에는 여자가 되려고 애를 썼고. 단 한 번도 날 인정하고, 날 받아들이고 날 끌어안고 살지 않았던 것 같아. 언제나 뭐가 되려고만 했지. 누군가 다른 사람이 되려고만 했지, 날…… 나 자신을 위해서, 진짜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

"나 이제 나로 살래요. 여자가, 남자가 아니라 진짜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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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일들이 있은 후 인태의 가족들은 연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연은 그토록 바라던 꿈을 놓고 자신을 찾아 자신만의 길을 걸어갔다. 개인적으로 이 엔딩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자기 자신을 찾아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려는 그녀가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소설에는 연 뿐 아니라 인태의 이야기와 명숙의 이야기도 다수 나와있으나 나는 연에게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그녀가 얼마나 아팠는지를. 그리고?바랬는지를 보다 세세하게 묘사하고 싶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놓고 그녀 자신을 찾아 새로이 발걸음을 옮겼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아래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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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에 반짝이는 녀석의 눈은 여느 사람의 눈, 여느 예쁜 동물의 눈 못지 않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눈빛을 보지 못하는 걸까. 426/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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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은 차갑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을 바라보며 나를 재단한다.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내 안의 나를. 진정한 나를 바라봐 주겠지. 연이 이구아나 '민수'의 맑은 눈빛을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러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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