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인가(愛か), 윤광호(尹光浩)> 가슴 먹먹한 소년과 청년의 남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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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환상의식스맨 댓글 0건 작성일 15-07-18 13:22본문
* 가슴이... 먹먹해져온다. - 아 두 단편을 읽은 한 양성애자 국문학도의 감상
퍼블릭 도메인이 된 단편 <윤광호(원어 : 尹光浩)> 전문- https://ko.wikisource.org/wiki/%EC%9C%A4%EA%B4%91%ED%98%B8
역시 퍼블릭 도메인인 일어 단편 <사랑인가(원어 : 愛か) >의 번역본 전문 - http://egloos.zum.com/risksoul77/v/3074822
0. 사과문
리뷰를 원래 오늘까지 올리는 줄 알고 어제까지 소설 정독 및 리뷰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늦은데에 대한 사죄와 보상의 뜻으로, 이번 리뷰에서는 두 편의 단편을 다루며, 사실에 근거했으며 풍부한 내용으로 A4용지 한 장을 초과하는 분량의 리뷰를 써보겠습니다. 더 나은 글을 위해 앞으로도 수정 및 보완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통지드립니다. 다시 한 번 삼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환상의식스맨(구 알바트로스) 올림
1. 서론 및 두 단편을 이해하기위한 배경지식
<사랑인가(愛か)>와 <윤광호(尹光浩, 편의상 그 뒤부턴 두 작품의 원어 제목을 생략합니다.)>는 모두 우리가 알고있는 유명 작가 이광수의 단편 소설입니다. 사랑인가는 한 소년의 소년애를, 윤광호는 한 청년의 남성애를 그린 단편입니다. 따라서 두 단편 모두 남성 동성애를 다룬 퀴어 문학으로 간주되기도하나, 퀴어 문학으로 보지않는 시각도 있는데 이는 후술하겠습니다.
사실 저도 저 감상을 쓴 양성애자 지인의 국문학 수업을 들어서야 안 사실인데, '춘원'이란 호는 나중에 새로 지어낸 호이고, 이른 시절의 호는 '고주'였습니다. 원래 한자를 풀어보자면 '외로운 배'라는 뜻인데, 이 호 속에 이광수의 불운한 어린 시절이 압축되어있습니다.
그 시절, 이광수는 콜레라로 부모를 여의고 고아가 됩니다. 나중에야 삶에서 안정기를 맞이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그는 지독하게 가난했으며, 또 사랑에 굶주렸습니다. 그런데 그는 공부와 창작에 재능이 있어, 틈틈이 교육을 받다가 일본에서 수학하게 되는데, 이때 학교 잡지에 일어로 된 단편 <사랑인가>를 싣고, 나중에 한글로 <윤광호>라는 단편을 쓰게 됩니다.
2. 각 단편의 내용
* 사랑인가
분키치라는 소년이 사랑하는 시부야로 미사오를 향하여 가는데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분키치 역시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어 애정에 굶주리다, 어떤 운동회에서 시부야로 미사오를 보고 첫눈에 반하여 연애 편지를 씁니다. 그러나 답장을 통해 미사오의 사랑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분키치는 무심해보이는 미사오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손가락을 찔러 혈서를 보내기도 하다가 어느 날 용기를 내어 미사오를 찾아갔지만, 결국 미사오를 만나지 못하고 절망과 분노를 어찌하지 못해 기차 선로 위에 누워 자살을 기도하는것으로 이야기가 끝납니다.
* 윤광호
윤광호는 소위 우등생으로 통하는 학생임이 알려지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렇지만 그 역시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다시 시집을 간 어머니를 떠나보내 사실상 고아가 되어 사랑에 굶주렸으며, 한 사람을 사랑하고싶은 욕망을 어찌하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P라는 사람에게 반하여 연애 편지를 쓰지만 무참히 거절당하고, 결국 고뇌를 이기지 못하여 짧은 칼로 자신의 목숨을 끊습니다. 윤광호의 친구는 P를 불러 자신이 소년 시절 한 일본인 청년으로부터 사랑받은 이야기를 하며 P가 윤광호를 죽였다고 비난한 뒤, 윤광호의 장례식장에서 그의 넋을 기립니다. 이야기는 'P는 남자러라.'라는 문장이자 반전으로 끝을 맺습니다.
3. 두 소설의 공통점과 서로 상반되는 두 의견, 그리고 저의 의견
사랑인가와 윤광호 모두, 어린 시절 고아가 되어 사랑에 굶주렸던 작가의 마음이 스며있습니다. 이 두 단편이 퀴어 문학이냐 아니냐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 여기선 반대측과 제 시각을 소개하고자합니다.
반대측 사람들은 '사랑기갈증(사랑에 주릴대로 주린 상태)'이란 어려운 단어로 분키치와 윤광호의 심리를 압축하고 설명하고자합니다. 두 사람은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되었고, 필사적으로 사랑받고자합니다. 그때 이들은 분키치와 윤광호가 사랑을 받을수만 있다면, 상대가 동성이든 이성이든 별로 개의치 않았을거라 주장합니다. 그들이 남성을 사랑한 이유는 그들에게 남성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단지 고아였고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른 사람이 살기 위해 발버둥치듯 사랑을 갈망했기 때문에 동성 이성을 가리지 않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나 그녀로부터 사랑받길 원했기때문에 남성을 사랑했다고 주장합니다. 그 근거로, 그들은 윤광호가 여성의 살을 탐하는 장면 및 이광수가 훗날 여성과 결혼해 가정을 꾸린 이력을 증거로 듭니다.
하지만 작가 자신의 성 지향성과 관계없이, 어린 시절 작가 자신에게 남성애적 기질이 있었든 없었든간에, 소설 속 두 인물은 모두 남성에게 에로스적 사랑을 느낍니다. 특히 윤광호에서는 주인공 윤광호가 전철에서 소년의 자태도 탐하면서 소년에게도, 그리고 나중에는 성인 남성에게도 에로스적 환희와 사랑을 느끼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린 시절 정말로, 또는 사실상 고아가 된 두 주인공이 '남성을 사랑하는 것'이 소설의 주요 사건인만큼 저는 이 두 단편을 퀴어 문학으로 보는 쪽입니다.
4. 결론과 소감.
이 리뷰에서, 저는 고주 혹은 춘원 이광수의 단편인 사랑인가와 윤광호를 소개했습니다. 두 소설은 어린 시절 고아가 되어 사랑에 굶주렸던 작가 자신의 불운한 어린 시절이 스며있고, 때로는 읽는 사람을 안타깝게 하는 실패한 남성애를 다루고 있습니다. 유명한 작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퀴어 문학인만큼 언젠가 꼭 소개하고 싶었는데, 우연히 받은 한 통의 메일을 계기로 여기서 두 단편을 소개하게되어 기쁩니다. 무지개책갈피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5. 리뷰어 환상의식스맨 소개.
1991년 2월 20일생. 가톨릭대학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전공했으며, 남성과 양성, 무성을 넘나드는 젠더 무법자이자 남성애와 무성애를 넘나드는 지향성 무법자이기도합니다. 생물학적 성별은 애매하다고 판단됩니다. 낮에는 최고의 코치이자 강사가 되고싶고, 밤에는 최고의 철학자이자 기고가가 되길 원합니다. 즐기는것이 많으며 활기차게 사는 사람입니다. 현재 동화세상 에듀코라는 한 교육전문 대기업에서 전문 코치이자 국영수사 강사가 되기위해 사전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쿠로코의 농구란 만화를 상당히 좋아하며, 닉네임인 환상의식스맨은 주인공 쿠로코 테츠야의 별명이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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