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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이지만 특별한 두 여인의 우정, 그리고 삶!
60여 년에 걸친 두 여인의 일생을 다룬 엘레나 페란테의「나폴리 4부작」제3권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이탈리아 나폴리의 가난한 동네에서 자란 릴라와 레누. 서로에게 가장 절친한 친구, 평생의 라이벌이자 영감을 주는 뮤즈인 두 여자의 빛나는 우정을 담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작품은 중년기에 접어든 두 주인공이 결혼과 출산, 육아를 경험하며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상과 더불어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진 나폴리를 떠나는 레누와 나폴리에 머무르는 릴라의 삶. 릴라와 레누의 관계는 마치 용수철처럼 서로에게서 멀어졌다가 다시 회복하기를 반복한다. 우리는 이들의 관계에서 애정과 증오, 사랑과 질투, 우정과 연대 등 인간의 모순적인 감정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다.
레누는 릴라가 머무르는 고향 동네로 돌아오지 않고, 명문가 집안의 아들로 대학교수인 피에트로와 피렌체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작가로서 성공한 레누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학업을 마치고 성공한 레누는 집안일과 육아를 도맡는 어머니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아무런 의문 없이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한편 릴라는 열악한 햄 공장에서 일하면서 아들 젠나로를 키운다. 컴퓨터가 없는 상황에서도 정신적으로라도 엔초를 붙잡아놓기 위해서, 릴라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엔초와 매일 저녁 컴퓨터 공부를 한다. 이들의 개인적인 성장과 변화와 함께 역사도 대격변의 시기를 맞이한다. 릴라는 햄 공장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에 가입해 노동투쟁에 나선다.
한편, 부장적이고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는 남편 피에트로와의 결혼 생활은 만족스럽지 않고 집안일과 육아 때문에 두 번째 소설을 집필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레누. 급작스럽게 찾아온 이러한 변화로 레누는 자신에게 부여된 새로운 정체성을 끊임없이 사유하며 내적으로 갈등한다. 레누는 시누이 마리아로사와 어울리다 점점 페미니즘에 빠져든다. 이는 육아에 지친 레누의 삶과 지지부진한 글쓰기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러나 마리아로사가 주관하는 페미니스트 모임에 참가한 레누는 이들에게 실망하고, 이들처럼 급진적이고 거창하지만 한편으로는 공허한 정치적 구호를 외치는 페미니스트들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되는데…….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