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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 야구라는 기발한 소재에 소수자를 향한 온기 어린 시선을 녹여 낸 『뱀파이어 유격수』가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12권으로 출간되었다. 만년 꼴찌인 청소년 야구팀에 뛰어난 실력을 갖춘 뱀파이어 소년 제리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주로 미스터리와 공포소설을 써 온 작가 스콧 니컬슨은 뱀파이어 제리와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다양한 시선을 그리면서 우리 사회에서 ‘다름’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도록 이끈다. 다양한 그림 작업에 참여하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 가고 있는 노보듀스 일러스트레이터의 매력적인 삽화가 작품에 생기로운 활력을 더한다.
소수자로 은유되는 뱀파이어 소년의 이야기
『뱀파이어 유격수』는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소설이다. 그곳은 계몽된 사회이고, 사람들은 더 이상 ‘다름’을 대놓고 차별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방 소도시의 한 청소년 야구팀에 뱀파이어 소년 제리가 나타난다. 제리는 목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핏빛 음료수 통을 걸고 있고, 연습이 끝나면 박쥐로 변해 날아가고는 한다. 같은 팀 선수들은 아무도 제리와 친해지려 하지 않는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 해도 제리는 낯설고 꺼려지는 존재, 뱀파이어이기 때문이다.
유격수 제리의 실력은 독보적이고, 만년 꼴찌였던 야구팀은 그의 활약에 힘입어 승승장구한다. 그러자 관중은 제리를 향해 그동안 숨겨 왔던 혐오와 멸시의 말을 내뱉기 시작한다. 마지막 결승전에서 이런 열기는 극에 달한다. 이들은 제리를 ‘비정상’이라 부르고, 심장에 나무 말뚝을 박아 뱀파이어를 소멸시켰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뱀파이어를 죽여라!” 하고 섬뜩한 말을 쏟아 낸다. 제리는 결승전을 끝까지 뛸 수 있을까? 제리의 팀은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까? [창비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