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트랜스젠더’ 루시, ‘시스젠더’ 자비에르, ‘논바이너리’ 제이와 알렉스
-루시와 친구들로 알아보는 젠더 정체성의 개념들
‘젠더 정체성’은 자신의 성별을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것은 아기가 태어났을 때 몸의 모습에 따라 기록되는 ‘지정성별’과 동일하거나 다를 수 있는데, 동일한 경우를 ‘시스젠더’, 다른 경우를 ‘트랜스젠더’라고 한다. 주인공 루시는 바로 이 트랜스젠더 여성이다. 루시가 태어났을 때 어른들은 남자아이라고 짐작했으나, 루시는 커 가면서 자신을 여자아이라고 느꼈다. 루시의 동생 자비에르는 태어났을 때 모두가 남자아이라 짐작했고, 자라면서 그 짐작이 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자비에르는 시스젠더 남성이다.
루시와 자비에르처럼 성별이 여성과 남성 두 가지만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논바이너리’는 여성과 남성 중간의 어디쯤에 있거나, 여성과 남성 둘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다양한 젠더 정체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분법적이고 구시대적인 구분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젠더 정체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미 해외 예술가나 연예인들은 자신을 논바이너리로 정체화하며 어느 한 성별로 불리는 것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루시의 친구 제이와 알렉스의 이야기로 논바이너리에 대해 설명한다.
『나의 젠더 정체성은 무엇일까?』는 자칫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젠더 정체성의 여러 개념을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쉽고 명확하게 전달한다. 독자들은 루시와 주변 인물들을 순차적으로 만나면서 젠더 정체성에 관한 이해를 확장시켜 나갈 수 있다. 이야기가 끝나고 난 뒤에는 〈알아 두면 유용한 용어들〉과 〈대명사에 대한 이야기〉 등의 부가 페이지가 마련되어 있어 앞에서 나온 개념들을 한 번 더 정리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지금 여기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그림책!
이 책을 만든 두 사람은 젠더 정체성에 관한 이슈를 직접 보고 겪어 온 이들이다. 평범한 엄마였던 ‘테레사 손’은 다섯 살 난 딸이 트랜스젠더라고 밝힌 이후로 젠더 정체성에 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딸과 같은 이들이 편견 없이 존중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들이 주인공인 이 이야기를 썼다. 일러스트를 맡은 ‘노아 그리그니’는 바로 그 주인공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트랜스젠더이자 논바이너리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 남들과 다르다고 느꼈고 그것을 정확히 정의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했다. 그래서 자신처럼 힘든 어린 시절을 겪게 될 아이들을 위해 이 책을 함께 만들었다. 『나의 젠더 정체성은 무엇일까?』는 이렇듯 두 저자의 염원, 위로, 희망이 한데 모여 빚어진 작품이다.
그동안 번번이 폐기되거나 철회되었던 차별금지법안이 이번 21대 국회에서 또다시 발의되었다. 인권위원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법의 제정에 국민 88.5%가 동의한다는 긍정적인 결과도 있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연일 논란이 되었던 두 명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결국 군에서 강제 전역을 당하고 여대 입학을 포기하면서 씁쓸한 결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관습을 뒤엎는 젠더 정체성 이슈에 대해선 아직도 많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지금 여기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며, 함께 사회를 이루고 미래를 꾸려 갈 구성원이다. 『나의 젠더 정체성은 무엇일까?』는 그래서 바로 지금 여기에서 꼭 필요한 책이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과 주변의 젠더 정체성에 대해, 그리고 더 나아가 나답게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과, 타인의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법까지 자연스럽게 깨칠 수 있을 것이다.
▶주요 내용
‘루시’는 트랜스젠더 여자입니다. 루시가 태어났을 때에는 다들 루시가 남자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루시가 어느 정도 자라자, 사실은 자신이 여자라고 모두에게 알릴 수 있게 되었지요. 루시의 남동생 ‘자비에르’는 시스젠더 남자예요. 자비에르가 태어났을 때 사람들은 자비에르가 남자아이라고 생각했고, 자비에르가 더 자라고 난 뒤 사람들의 짐작이 맞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은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젠더 정체성에 관한 개념들을 아이들 눈높이에 꼭 맞는 글과 활기 넘치는 그림으로 소개합니다. 이 중요하고도 솔직한 탐구와 함께 아이들은 자신과 타인을 더욱 풍부하게 이해하게 될 거예요.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