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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한 시선으로 생생하게 풀어낸 현대 여성의 서사!
오늘날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깊숙하게 조명하는 소설을 주로 펴내며 미국 여성 독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메그 월리처의 소설 『여성의 설득』. 개성 강한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여성 서사 드라마로, 시의적절한 소재로 출간 즉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고 배우 니콜 키드먼이 영화 제작을 발표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여성의 야망, 우정, 욕망에 관한 날카로운 화두를 던지며, 여자라면 한 번쯤은 직간접적으로 겪어보았을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부모님의 실수 때문에 예일 대학교에 합격하고도 변두리 대학에 입학하게 된 그리어는 학교 파티에 갔다가 악질 성범죄자 대런에게 성추행을 당한다. 이 학교에서 그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은 그리어뿐만이 아니었고, 피해자들은 조용히 덮으려는 대학에 압박을 주어 겨우 징계위원회를 연다. 그러나 대런이 받은 징계는 고작 충동 제어 전문가와의 상담이었다. 그리어의 머릿속에는 단 한 가지 생각만이 맴돌았다. 그가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다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다는 것.
독서광에 학구열이 넘치지만 세상에 목소리를 내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그리어는 자신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질문에 괴로워한다. ‘너무나 쉽게 여자를 혐오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때마침 그리어는 친구 따라 갔던 강연에서 마치 글로리아 스타이넘을 연상시키는 페이스 프랭크를 만나게 된다. 수십 년간 미국 여성운동의 중심축으로 여겨진 예순세 살의 페미니스트. 이 여성의 우아한 연설에 그리어는 금세 마음을 빼앗긴다.
가만히 현실에 안주하는 대신 얼마든지 나서서 행동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여성을 설득해온 페이스는 여자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었고, 어느새 그리어의 삶에 성큼 들어와 그녀가 세상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가게끔 인도한다. 이 세상에서 여자로 산다는 어려운 문제. 이 소설의 인물들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지만 모두 하나의 결론에 이른다. 바로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주인공 그리어의 퀴어 친구로 아우팅, 전환치료 폭력의 생존자가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