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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에서 공동체로!
자기 혐오에서 자부심으로! 한 소녀의 자아 발견 과정을 그린 성장 드라마
스웨덴 보후슬렌의 한 섬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소녀 니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니키는 그간의 안정적이었던 삶과 다가올 미지의 세계와의 경계에서 변곡점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엄마는 늘 니키의 몸무게가 못마땅하다. 엄마로부터 체중 조절과 식이 요법 얘기를 들을 때마다 니키는 자책을 일삼는다. 이는 자기 혐오와 사회성 결여로까지 이어져 파티 등에서도 사람들과 동화되지 못한 채 소외감에 서둘러 나와 버리기 일쑤다. 갈수록 외톨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니키. 어른들은 이런 니키의 생각과 고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외모 지상주의에 편승된 탓인지 체중이나 BMI(체질량 지수)에 대한 걱정뿐이다. 아무도 니키가 품고 사는 자격지심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고등학교 진학 후 니키는 퀴어 그룹과 어울리게 되면서 조금씩 새로운 세계를 맛보기 시작한다. 친구들과 소통하는 가운데 외모, 섹슈얼리티, 페미니즘, 정치 및 투쟁에 대한 새로운 관점도 얻는다. 특히 친구들 중 기성 세대의 관념에 반기를 들고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로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다. 중성적 이미지를 지닌 당당한 로의 모습에 매료된 니키는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의외의 깨달음을 얻기 시작하는데...
《니키》는 한 소녀가 자아를 알아 가는 방법을 설명하는 그래픽 노블이다. 작가 멀린 스코그베리 노드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기 시작하는 시기에 부모는 미처 준비가 덜 되어 있음을 지적한다. 완전하고 정상적인 육성 계획을 갖고 있다고 스스로 믿는 부모에게 퀴어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그렇게 어른들은 아이의 생각과 감정은 등한시한 채 규범적 가치 판단에만 얽매여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성세대의 시대착오적 분위기 속에서도 니키는 자신이 누군지 알아내는 과정을 성실히 수행해 낸다. 그리고 스스로 답을 발견한다. 이는 외톨이에서 공동체로, 자기 혐오가 자부심으로 변모되는 자아 인식의 대전환점이 된다. 스코그베리는 이 모든 과정을 연필의 섬세한 터치만으로 캐릭터의 미세한 표정과 감정까지 일일이 잡아내며 흑백이 주는 단조로움을 망각할 정도의 미려한 그림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래픽 노블 《니키》가 그리고 있는 정체성 탐구의 결말은 대중의 눈에 그리 일반적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스로를 ‘그저 착하고 평범한 아이’라고 평한 니키를 통해 작가는 그녀의 선택이 결코 섣부르거나 비루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우리 인생에서 이것이 좀 더 일반적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멀린 스코그베리 노드는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운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동시에 화해와 기쁨이 빛나게 한다. 바로 거기에 작가의 힘이 있다.
- 일간지 위스타드 알레한다
정신적, 신체적 상태를 체크하며, 성 정체성과 사랑에 대해 탐색하는 주인공 니키의 성장통은 마치 인생에 관한 친밀하고도 진실한 한편의 초상화를 보는듯하다.
- 일간지 다옌스 위헤테르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