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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학사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소설로 알려진 페트로니우스(Petronius)의『사티리콘(Satyricon)』. 네로 황제 치하의 로마 시대상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해학을 담은 이 작품은 황제나 귀족이 아닌 로마 서민의 실제 삶을 그려낸 최초의 사실주의 소설이다. 기원전 1세기 타락하고 부패한 네로 시대 사람들의 삶을 매우 사실적이고 풍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엔콜피우스를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의 갖가지 음란한 행각과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펼쳐진다. 교육이 무너진 암담한 현실, 성(性)을 도구로 삼는 사이비 종교와 미신의 만연, 향정신성 최음제와 사치품의 유행, 고단한 하층민과 노예의 삶, 공무원의 부정부패와 권위 의식, 졸부들의 허영과 천민 자본주의, 고상한 척하는 지식인의 이중성, 돈을 얻기 위해 인육(人肉)도 먹으려는 인간의 황금 만능주의, 도덕의 몰락과 성(性)의 타락, 대자연과 운명의 힘 앞에 나약한 인간 등에 대해 신랄한 풍자가 이어진다. 그 속에 네로 황제와 귀족들에 대한 저자의 간접적인 조롱과 풍자가 깊이 배어 있다.
이 책은 영화계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사티리콘'의 원작이자,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베스트셀러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의 모델이 된 작품이다. 이번 한국어판은 1년 반 동안의 작업을 통해 원문의 의미에 가까운 쉽고 부드러운 우리말 사용, 쉬운 각주와 해설, 2천 년 전의 로마를 시각적으로 그려가며 읽을 수 있는 지도와 삽화 수록, 소실된 부분이 많고 얽히고설킨 원문을 읽기 쉽게 맺고 끊는 편집 등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