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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있는 짐을 과감히 내팽개친 후 기꺼이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아홉 명의 예술가!
서른 살, 자신의 인생이 바닥에 떨어졌다고 생각하여 자살을 시도하고 그마저 실패하자 유럽으로 떠난 문학잡지 편집장이자 서평가 제사 크리스핀. 유럽의 아홉 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세상에 맞서 탈주하고 방랑한 여성들과 스스로를 구속하고 억압하는 남성성과 싸워야 했던 남성들을 ‘죽은 숙녀들’이라 일컫고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들이 어떻게 그 시간을 견뎠고 어떻게 어둠 속에서 헤어 나왔는지를 탐구했고, 이 책 『죽은 숙녀들의 사회』에서 각 도시에 머물렀던 아홉 명의 예술가들을 소개한다.
문단 권력에 초대받지 못한 변방의 시골 여자였지만 《리틀 리뷰》를 창간하여 T. S. 엘리엇, 제임스 조이스 등 20세기의 주요 작가들을 배출해낸 마거릿 앤더슨이 머물던 남프랑스, 두 차례의 세계대전 사이, ‘신여성 시대’를 살며 학교를 마치기 위해 작가 진 리스가 머물렀던 런던,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사회적 질타를 피하기 위해 선택한 결혼으로 평생 고통 받았던 서머싯 몸이 스파이 임무로 유일하게 아내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던 짧은 순간을 보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혹은 세상에 맞서기 위해 각자 아홉 개의 도시로 떠났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예술가들의 전기, 예리한 문학적 분석, 저자의 개인적 체험을 삶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유려한 문장, 조금 삐딱하지만 더없이 진솔한 시선으로 버무린 이 여정을 통해 고독하지만 위대한 저항을 해낸 ‘죽은 숙녀들’의 모습을 살펴보며 이를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아름다운 실패를 이해하고 숙녀들의 방황에 동참하여 스스로의 삶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