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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소년이 있다. 피아노를 전공하고, 예술고등학교에 들어갔지만 눈에 띌 만큼의 재능은 없다. 그러나 다른 길은 없다.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너는 이뤄야 해. 너를 위해 이만큼 희생했으니까.” 소년은 철심을 칭칭 감은 분재 묘목처럼 어머니의 억압과 학대 아래 통제된 채 자라난다.
그런 소년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문득 선생님의 자기소개 같은 건 잘 생각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칠판에 하얗게 썼던 이름만 기억났다. 김인섭.(p.15)” 상현은 선생님의 꿈을 꾼다. 현실의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환상 속 세계에서 소년은 선생님과 사랑을 나눈다. “나는 꿈을 꾸기 위해 움직인다. … 또다시 잠을 자러 침대에 올라탄다.(p.20)”
소년은 새장을 깨뜨리기 위해 사랑한다. 여자도, 남자도 사랑한다. 어머니에게 반항하기 위해, 일탈하기 위해, 사랑이 주는 위안으로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의 사랑에는 목적도 방향도 미래도 없다. 소년의 사랑은 차라리 자해 같다. 그럼에도 사랑은 상현의 삶을 관통한다. 소년은 그렇게 부딪치고 부딪치며 성장한다.
뒤엉키는 환상과 현실
『호르몬 소년』은 망상장애를 겪는 주인공 상현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소년의 독백 속에서 상상과 현실은 뒤섞인다. 『호르몬 소년』은 한낮의 악몽처럼 일상에 균열을 내고 환상과 상상을 그 안에 밀어 넣는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는 차츰 흐려진다.
[알라딘 제공]
*트리거 워닝: 가정폭력, 학교 내 괴롭힘, 성인과 청소년 사이의 관계, 우울증 및 자살 사고의 내용이 부분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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