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 > 국내 퀴어문학

《가발》은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이 신체 개조 능력과 분장술로 비장애인 여성/남성의 외형을 흉내 내며 (사람 혹은 인간으로 패싱하며) 생존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무무는 데이팅 어플에서 만난 사람과 관계를 맺은 뒤 잡아먹는 사냥법으로 하루하루 연명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몸을 ‘(이분법적)성별이 부여된 두 발 달린 형상’에 억지로 끼워 맞춘 탓에, 사소한 일에도 쉽게 초조해지고 극심한 통증과 무력감에 시달립니다. 날씨가 흐릴 때는 걷는 것조차 힘들어지고요. 무무에게는 지하철에 탑승하거나 계단을 오르는 단순한 동작마저도 버거운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무무를 가장 고달프게 하는 건 육체적인 고통이 아니라 해소되지 않는 외로움입니다. 사람들은 무무의 외모와 행동이 조금이라도 정상적인 궤도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가차없이 조롱을 퍼붓거나 겁에 질려 도망쳐버립니다. 무무는 언제나 달콤한 사랑을 꿈꾸지만 그것이 불가능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무무는 팔다리 개수를 맞추고 성기의 위치를 조정하고 가발을 덮어쓴 채, 지하철을 타러 집을 나섭니다. [저자 제공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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