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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이름은 왜 셜리인가요?”
스무 살 한국인 ‘설희’는 호주의 할머니 ‘셜리’들의 클럽에 가입을 신청한다. 설희의 영어식 이름이 셜리이기 때문이다. 발음이 비슷해서 정했을 뿐인 이름이지만 이름으로 인한 놀랍고 사랑스러운 만남은 소설 내내 이어진다. 셜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클럽인 ‘더 셜리 클럽’은 셜리가 아주 예전에 유행한 이름인 탓에 멤버 중 할머니가 많다. 그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그들은 재미(Fun)와 음식(Food)과 우정(Friend)를 나눈다. 임시-명예-회원으로 가입에 성공한 셜리는 할머니들과 피부색과 세대의 차이를 뛰어넘는 연결과 연대를 이룬다. 할머니들은 셜리를 아끼고, 감싸주고, 어려움에서 구해 준다. 사랑을 찾는 용기를 주고, 부모를 이해했던 경험을 전한다. 그렇게 셜리는, 모두 셜리인 동시에 유일한 셜리가 된다. 우리 모두의 이름 또한 그러하듯이.
“좋아요. 어떤 얘기부터 할까요?”
주말이면 셜리는 쉐어하우스를 나와 멜버른을 거닌다. 축제 기간에 우연히 만난 S는 또렷한 보라색 목소리를 가졌다. 셜리는 그가 혼혈인지 이민자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잘 모른다. 그저 보라색 목소리를 가졌다는 것만 확실히 안다. 몇 차례의 만남 이후, 셜리는 S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치명적 사실을 인정해야 함을 깨닫는다. 이제 서로가 많이 가까워졌고, 좀 더 알아갈 수 있게 됐다 생각한 순간 S가 사라진다. 아무런 연락도 없이, 한 번의 답신도 없이. 셜리는 이 사랑에 있어 절실함이 있다. 그 절실함이 긴 여행의 성격을 송두리째 바꾼다. 어떻게 해서든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치즈공장 ‘워킹’홀리데이는 멜버른에서 에어즈록으로, 울루루로 그리고 퍼스로, 로트네스트섬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홀리데이’가 된다. 대륙을 떠돌게 된 셜리는 S를 만날 수 있을까? 만나면 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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