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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
출판사문학동네 / 2006
동명의 소설집 『훌』에 실려있는 단편소설. 동료 '훌', 친구이자 연인인 '훌', 그리고 나 '훌'. 먼 이국의 나라에서 '훌'이라는 동일한 이름, 동일한 기표로 불리는 세 사람이 관계 맺는 이야기. 나 '훌'은 직장 동료 '훌'에게 시시한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직장 생활의 고단함을 달래고, (출판사 서평 등 대부분의 소개글에서 친구라고 명명되지만 실상 연인과 다름 없는!) 또 다른 '훌'에게 약을 사다주기 위해 이방의 도시를 모험하기도 한다. '훌'이라는 이름을 한 인물에 대한 고유명사가 아니라 여러 인물에 일반명사로 사용함으로써 자아분열적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소설. 하지만 전지적퀴어시점에서 보자면, 이러한 이름 짓기 기법에서부터 퀴어함이 확연하게 읽히는 소설. '훌'로 타자화된 대상들이 서로를 사랑하는 이야기.
* 전지적퀴어시점 리뷰 보러가기: 배수아의 <훌>로 불리우는 이름 없는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