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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나라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 노래를 기다렸어요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김현의 독보적인 감성에 짙게 배어든 쓸쓸한 서정
가늠할 수 없는 커다란 사랑에 관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뒤 우리 시대상을 담대하고 힘있는 목소리로 들려줌으로써 주목을 받아온 김현 시인의 신작 시집 『호시절』이 출간되었다. “소수자 옹호라는 시적 사명을 올곧이 수행하며 자신만의 시 세계를 밀어붙였다”는 호평을 받았던 신동엽문학상 수상작 『입술을 열면』(창비 2018) 이후 2년 만에 펴내는 세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우리가 가진 언어로는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커다란 사랑”(강성은, 발문)에 관한 “슬프고도 아름다운”(김나영, 추천사) 이야기를 더없이 진솔하게 풀어낸다. 세상을 바라보는 애틋한 시선과 김현만의 독보적인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사랑의 시편들에 쓸쓸한 서정이 짙게 배어들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한편 앞선 시집에서 ‘디졸브’(장면전환기법)라는 영상 기법을 시집에 접목시킨 바 있는 시인은 이번엔 ‘이 시집 안에는 여러 노래가 흐르고 있다’고 일러두며 전과는 또다른 새로운 시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집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일상을 살아가는 일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시인은 이번 ‘시의 집’에 실제로 존재하는 음악과 가상의 음악을 틀어두면서 우리가 놓쳐버린 노랫소리나 찾지 못한 노랫말이 내 곁에 있음을, 도처에서 그 숨겨진 소리를 발견하는 일이 시를 만나는 일임을 알려준다. 이렇듯 노래가 흐르는 공간 안에서 우리는 실재와 허구의 소리를 공유하며 함께 살아간다.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기쁨과 슬픔에 관해 눌러쓰듯 기록한 『호시절』 안에 펼쳐진 선율들은 “우리의 꿈과 현실을, 꿈의 속과 바깥을 번갈아 보게”(추천사) 하고 저마다의 상처나 시련도 ‘호시절’로 빛나게 하며 이 시대를 다시금 위로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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