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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속으로 숨다
출판사문학들 / 2015
소설가 박기눙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2013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당선돼 등단했다. “몸과 감각의 서사 지형”(정미숙 문학평론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강렬한 “교섭”(이화경 소설가)이라는 평을 받은 이 소설집에는 몸과 감각의 치열함으로 주체인 나의 삶을 이해하고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려는 작가의 애정이 짙게 담겨 있다.
“소설을 쓰는 일은 작은 틈새에 눈을 대고 세상을 살피는 일.”(<작가의 말>)과 다르지 않다고 고백한 작가의 눈에는 다양하고 복잡한 삶의 양태와 인간 군상이 들어오는데, 이들은 모두 고통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꿈을 잃은 자(「천국으로 가는 계단」), 부모를 잃고 입양된 아이(「바람이 분다」), 불임여성(「검붉은 숲을 지나면」), 동성애자(「햇빛 속으로 숨다」), 보이스 피싱 사기꾼(「타임 피싱」), 소아성애자(「너를 부른다」), 강간으로 태어난 아이(「당신에게」), 이혼녀(「어금니」), 노파(「호죽도」), 쇼핑호스트(「그녀는 세일 중」) 등.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단편 <햇빛 속으로 숨다>는 남성 화자의 눈으로 관찰한 '수상한' 두 여성의 관계를 다룬 작품으로, 여성 작가라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만큼 여성 바이섹슈얼/동성애자에 대한 남성사회의 관음증적 시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