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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없는 세상 속 왓슨들의 사건 일지
한 사람의 시간을 넘어 나에게로 이어지는 사랑의 계보
역사의 빈틈과 가려진 오늘을 기록하는 작가 한정현의 두번째 장편소설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문학과지성사, 2022)가 출간되었다.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한 『줄리아나 도쿄』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두번째 장편이다. 이 소설은 그동안 한정현이 시도해왔던 작업, 공식적 역사에서 누락되었거나 주류 역사가 삭제시킨 흐릿한 이름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삶을 소설 안에서 만나게 하면서 새로운 역사의 지도를 그려내는 ‘한정현 유니버스’의 연장선상에 있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린 이번 소설은 기억을 잃은 설영과 기억을 잊지 못하는 연정이 설영의 사라진 기억 속 ‘셜록’을 추적하면서 시작된다. 단서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나는 자신의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을 통해 한정현은 공식적 역사로 기록되지 못했고 공적 제도가 구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름을 가만히 부르고 눈을 맞춘다. 다시 한번, 견고해 보이는 대문자 역사의 폭력의 계보를 사랑의 계보로 대체해나가려 한다.
[줄거리]
기억을 잃은 연구자 윤설영과 기억을 잊지 못하는 성형외과 의사 구연정. 그들은 설영의 사라진 친구 '셜록'이 남긴 수수께끼 같은 단서를 함께 추적해나간다. 기억을 헤집고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왓슨들’은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폭력의 구조를 찾아낸다.
설영과 연정이 현실에서 마주하고 기억에서 떠올리는 이들은 국가폭력, 젠더폭력, 혐오 범죄의 피해자 혹은 생존자다. 불법 촬영 및 유포 사건, 청소년 집단 성폭행 사건, 빨치산 내 성범죄 사건 등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의를 위해 은폐된 사건들. 그렇게 공식적 역사로 기록되지 못했거나 공적 제도가 구하지 못한 ‘사연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한정현은 새 의미를 담아 부르려 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주의: 여성 및 성소수자에 대한 성폭력 및 혐오 발언/혐오 범죄, 자살, 사망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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