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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딸과 함께 전원주택에서 살 꿈에 부풀어 있던 정신과 전문의 김인구 박사에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진다. 딸의 영국 유학으로 아내까지 함께 떠나면서 기러기 아빠로 살던 김 박사에게 영국 여자와 바람이 나며 커밍아웃을 선언한 아내가 이혼을 통보한 것이다. 충격과 허무로 김 박사는 은퇴를 선언하고 혼자 전원주택으로 내려간다. 아무것도 없는 전원주택에서 무료해진 김 박사는 조경이라도 해서 전원주택을 꾸며야겠다고 생각하고, 에버그린 조경의 조경수 사장에게 조경을 의뢰한다. 하지만 조경을 의뢰하고 마트에 간 김 박사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 어처구니없는 일로 인해 다단계정수기 업체에 끌려가 감금당하게 된 것이다.
김 박사는 티브이에도 출연할 정도로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고, 그를 의지하는 환자들도 많았다. 김 박사 은퇴 후 다른 병원을 찾아가도 증상의 호전이 보이지 않아 애를 태웠던 환자 여섯 명은 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자신들의 소울메이트인 김 박사를 찾아 나서기로 의기투합한다. 불우했던 유년 시절의 경험으로 인해 세균과 오염물질에 대한 강박증을 앓고 있던 나석, 대중목욕탕에 대한 강박적 공포로 어렵사리 맡은 배역에서 밀려나게 된 여배우 가인, 가인의 매니저이자 보물을 찾아 나서려는 또 다른 인격 ‘민수’를 안고 있는 다중인격장애의 임만, 비만에 대한 스트레스로 동생의 마른 얼굴을 그어버리고, 그 충격으로 살을 뺐지만 거식증을 앓고 있는 미아, 첫째로 태어나 생일도, 형제도, 한쪽만 남은 불알도, 희망도 잃어 홀수공포증에 시달리는 제일, 과대망상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김 박사의 스토커짓까지 하는 여자 라희 등, 전혀 다른 성격의, 전혀 조합될 수 없는 여섯 명이 함께 모여 봉고를 타고 김 박사의 전원주택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들이 김 박사의 집에 도착했을 때 김 박사는 집에 없었다. 김 박사를 기다리며 집 안에 들어간 그들, 그리고 조경수가 직원들을 데리고 김 박사에 집에 도착한다.
김 박사의 환자라고 밝히는 순간, 정신병자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그들은 극약처방을 한다. 김 박사가 올 때까지 가짜 가족이 되기로 한 여섯 명! 조경수의 가족과 엎치락뒤치락 세력 다툼을 하며 김 박사를 기다리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흘러도 김 박사는 나타나지 않는데……. 어설픈 가족 행세를 하면서 다투기도 하지만, 여섯 명의 환자들은 조금씩 거칠지만 서로의 아픔에 다가가고, 그렇게 상처 난 부분을 어루만지며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지만, 갑자기 김 박사의 진짜 딸인 하나가 나타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한편 다단계 정수기 업체에 끌려간 김 박사는 거기서 만난 사람들의 마음에 난 상처를 우연찮게 상담해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그러면서 어떻게든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과연 김 박사와 여섯 명의 프랑켄슈타인 가족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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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지적퀴어시점 리뷰 보러가기: 가족이란 이름의 요양병원 - 강지영, <프랑켄슈타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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