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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토르』는 독일에 거주하는 음악·문화평론가이며 칸토르인 이재연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2010년~2014년 총 42회에 걸쳐 월간 음악잡지인 『더 뮤직』에 연재되었으며, 연재 당시 우리나라 교회 현실과 확연히 다른 독일 교회의 실상을 현미경을 들이대듯 세밀하고 재미있게,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드러내어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칸토르(Der Kantor)’란 교회에서 예배를 비롯한 여러 가지 행사의 음악을 맡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가톨릭에서는 칸토르가 합창지휘자 또는 선창자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기독교에서는 지휘, 연주, 노래, 교육 등을 맡은 교회 음악 총책임자를 일컫는다. 장편소설 『칸토르』는 저자가 독일 교회에서 직접 활동하며 겪은 이야기와 생각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솔직하게 서술한 이야기이다.
이 중 12장 「동성애를 위하여」는 종교 종사자 중에도 퀴어가 있다는 사실, 그것도 몹시 무수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가감없이 서술한다. 유별나게 퀴어의 권리를 주장하거나 퀴어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그저 몹시 상세하게 '존재한다'고 서술하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인식의 전환을 불러오는 소설.
[본문 엿보기]
‘오르가니스트와 동성애’는 이러한 오르간 순례를 통해 자연스럽게 듣고 보며 알게 된, 그야말로 덤으로 딸려온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여름휴가를 이용해서 항상 특별 강습과 마감 연주회를 마련했던 남서부지역 칸토르 겸 계약직 교수 안드라시 트라세 역시 동성애자였다. 그는 결혼해서 아이도 있는 처지였지만 남자 조교와 사랑에 빠졌고,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교와 동거를 시작했다. 트라세 교수는 얼마 전 에이즈로 사망했다.
그밖에도 무수한 말들이 떠돌았다. 예술가들 중에는 동성애자가 많다……. 음악가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 중에서도 오르가니스트들이 특히 동성애 지향이다. 그 이유는, 역량 있는 오르가니스트들 가운데 엄격한 종교적 분위기에서 성장한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성장기에 이성과의 교제를 차단당했을 수 있다……. 그러므로 동성을 통해 에너지를 분출시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등등. 하지만 확인은 불가능했다. 관계가 묘한 듯 보이는 오르가니스트를 붙들고, “당신 호모예요?”라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p.17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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