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딘 에바리스토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Girl, Woman, Other)하윤숙 역, 비채, 2020(2019)퀴어 창작자들의 고민을 접하곤 했다. 내가 퀴어 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가. 아직 절대적인 수가 적고 퀴어가 특수한 기호로 소비되는 현장에서, 창작자들은 대표성의 압박을 받는다. 대표할 수 없다는 의구심이 들면서도 동시에 그 의구심이 무책임과 회피는 아닐지 우려한다. 퀴어로서의 나를 아끼고 전체로서의 퀴어 커뮤니티를 사랑하지만 나와 전체가 동일시되는 순간 느껴지는 당혹감이 있다. 이것은 아직 충분히 이야기되지 않은 것 같다.나에게도 퀴어를 …
박상영,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문학동네, 2018 성숙함이란 보이는 것 너머를 상상하려는 노력이다. 일견 구질구질하고 이상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사연이 있다. 누구에게나 어떤 이야기가 있고 그것은 노력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다. 폴 발레리는 “가장 깊은 것은 피부”라고 말했다. 소설은 피부 너머에 숨겨진 이야기를 온갖 방법으로 들여다보는 성숙한 텍스트다. 박상영의 첫 단편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에는 다양한 피부가 있다. 「중국산 모조 비아그라와 제제, 어디에도 고이지 못하는 소변에 대한 짧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