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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럴 수 없다ㅡ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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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숙_ 댓글 0건 작성일 15-11-0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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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이형의 <루카> (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14 )

 

  이번 추천 도서는 윤이형의 루카입니다. 루카의 주요한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딸기', '루카', 그리고 '루카'의 아버지. 루카의 아버지는 목사님입니다. 그리고 루카는 게이죠. 과거에도, 그리고 2015년 대한민국에서도 사실 엄청난 대사건을 불러일으킬 법한 사실입니다. 기독교 목사의 아들이 게이라니. 이 충격적이고도 진부한 소재가 등장하는 <루카>는 신파도 아니고, 질척이지도 않으며, 또한 불운하지도 않습니다. 사실 루카 개인의 삶을 돌이켜본다면 숱한 역경과 숱한 불행, 또 숱한 고난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루카>에서 집중하는 것은 그런 '퀴어의 고통'이 아닙니다.

 

  <루카>는 담담하게 얘기합니다. 딸기와 루카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들의 이별에 대해서 얘기하고, 또 루카가 겪을 수밖에 없었던 가족과 종교와의 갈등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윤이형의 루카는 '그저 그럴 수 없다' 라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흔들림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하나의 인물이 각자의 자리에서 왜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믿는 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요.

 

 이 '사소하고 실패한 연애담'에서 역설적으로 어떠한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윤이형의 루카를 추천합니다.

 

 [본문 미리보기]

 

 루카, 너의 어떤 얼굴은 누구와도 달랐다. 나는 누구에게도 너의 그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너는 나를 유일한 시민으로 갖는 사회가 되어야 했다. 네가 내 사회의 유일한 시민이었으니까. 너는 나를 온전해지게 하는 가족이었고, 친구였으며, 지인이었고, 내가 살아보지 못한 좀더 나은 삶이었다. 나는 너라는 한 사람 속에서 그 모두를 찾고 구했다. 그 일이 잘못이었다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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