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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빛 시선으로, 꾸며내지 않고 다만 시선을 둔 이야기들 ― 레인보우아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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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악어새 댓글 0건 작성일 16-02-0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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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더문학 작가 <레인보우 아이즈> (해울,2005)

 

 

 

 퀴어 문학을 읽으려고 할 때면 항상, 아주 진지한 자세로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근엄한 표정을 하고 읽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어쩐지 무겁고 우울하고. 게다가 심지어 퀴어가 등장하는 소설에서도 호모포빅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하고 잔뜩 걱정을 하면서 읽어야하곤 하죠. 어떤 소설들은 퀴어 당사자가 보기엔 너무나도 인위적으로 꾸며낸 것 같은 이야기들뿐이고 또 어떤 소설들은 퀴어를 너무 가볍게 소비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독자들은 수심에 가득차서 페이지를 넘기게 되고 마는데요. 하지만 이 단편집은 신기하게도,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단편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혀 가벼운 주제가 아닌데도 그렇습니다. 크로스드레서인 아빠와 딸에 관한 이야기인 ‘입술나무’ 성정체성과 종교와 관습을 다루고 있는 ‘게임의 법칙’, 청소년과 기성세대의 성정체성을 이야기 하고 있는 ‘12시’, 게이의 운명적 만남에 대한 ‘오마쥐 아 요재지이’, 그리고 야오이를 둘러싼 이야기인 ‘나르키소스의 숲’, (게이/레즈비언 공동체에서는 종종 소수가 되고 마는) 바이섹슈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커밍아웃’ 등.

 

 

 당사자 작가인 김비, 김정수 작가를 비롯하여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작가들이 참여한 단편집 <레인보우아이즈>에서는, 문자로 쓰여 있을 때 이렇게도 무거워 보이는 주제들이 작가의 손을 거쳐 아주 담담하고 편안하게 우리 앞에 펼쳐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소설들이 담고 있는 문제의식이 가볍다는 이야기는 아니지요. 그러나 이 작품은 아주 편안한 어조로 알록달록한 우리 일상의 한 단편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것에 대해 독자가 생각할 장을 열어두고는 따스하게 미소 짓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넉넉한 여백을 남겨두고서 말이에요. 마치 우리가 우리의 (소위) 평범한 일상을 대하듯 말이죠. 무거운 주제들을 이야기로 바꾸는 힘, 그리고 거기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주는 힘이야 말로 ‘소설’이라는 장르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그러니 너무 무거운 퀴어‘픽션’에 지친 분들이라면, 또 세상을 바라보는 ‘레인보우 아이즈’가 필요한 분들이라면, 이 소설, 함께 읽어보는 게 어떨까요?

 

 

 

[본문엿보기]

* 단편소설집이니만큼 본문 엿보기는 첨부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 마음에 더 큰 장을 열어주는 단편은 어떤 단편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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