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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반짝반짝 빛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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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앨리 댓글 0건 작성일 17-04-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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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달 리뷰로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을 썼다. 반짝반짝 빛나는을 읽지 않은 상태로 본 책이었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정도의 감상이었다. 그래서 이번 달에는 전작이라는 반짝반짝 빛나는을 읽었다. 제목이 익숙한 것으로 보아 서점에서 한두 번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작가인 에쿠니 가오리도, 유명한 작가라는 건 알고 있었다.


쇼코와 무츠키와 곤, 이 세 사람은 이상한 관계로 엮여있다. 쇼코와 무츠키는 부부지만 사실 이들은 위장 결혼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알코올 중독인 쇼코, 동성애자인 무츠키, 그리고 무츠키의 애인인 곤. 일반적으로는 내 남편이 동성애자이고 남자인 애인이 있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지만 쇼코와 무츠키는 서로의 약점을 감싸안으며 부부가 되었다.


책을 읽고 처음으로 든 생각은 작가는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였다. 동성애자인 남편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동성애에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다. 소설의 후반부에 나오는 부모님과의 갈등, 이도 깔끔하게 해소되지는 않는다. 무츠키를 사랑하는 쇼코와 곤 사이에는 재미없을 정도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이들은 친하다면 굉장히 친한 사이이다.


우리는 보통 사랑이라고 하면 남녀 간의 사랑을 떠올린다. 더 나아가면 부모 자식이나 친구 간의 사랑 정도. 소설 안에서 사랑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쇼코가 무츠키한테 가진 감정은 분명 사랑이다. 진부하게는 힘들 때 생각나고 기대고 싶은 사람. 하지만 쇼코는 곤에게 질투를 느끼지는 않는다. 쇼코는 무츠키와 곤의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둘의 사이를 응원한다. 심지어 둘의 아이를 낳으려고까지 한다. 무츠키도 분명 쇼코를 사랑한다. 곤과 쇼코를 동시에 사랑한다고?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어딘가 미묘하게 다른 것 같기는 하지만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야기하자면, 사랑을 해 봤어야 알지. 지금의 나로서는 이 사랑은 어떤 사랑이고 저건 어떤 사랑이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느낄 수는 있었다. 소설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감정은 사랑이다.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을 다시 읽었다. 전과 다르게 배신감이 느껴졌다. 그렇게 행복하게 살 것처럼 하더니. 하지만 여전히 쇼코는 무츠키와 곤을 사랑하고 있었다. 아슬아슬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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